규모가 큰 대단지일수록 부동산 불황기에도 가격을 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.

KB부동산에 따르면 월간 선도아파트50 지수가 기존 아파트와 매매가격지수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. 선도아파트50 지수는 전국 아파트 중 세대수가 많아 시가총액(세대수x가격)이 큰 50개 단지를 선정해 지수와 변동률을 보여주는 통계다.


선도아파트50과 서울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2023년 1월 -4.7에서 점차 가격 격차를 줄여가다가 2024년 3월 기준 3.3으로 벌어졌다. 대규모 단지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.

이렇게 대규모 단지와 지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대단지 아파트가 관리비가 절감되는데다 커뮤니티 시설이 좋아 주거 선호도가 높아 비교적 가격 상승폭이 크기 때문이다.

한국부동산 공동주택 정보시스템에 따르면, 2024년 1월 기준 1㎡당 공용관리비는 150~299가구가 1454원, 300~499가구는 1300원, 500~999가구는 1236원, 1000가구 이상은 1207원으로, 세대수가 많을수록 공용관리비가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.

대단지 아파트는 청약 시장에서도 높은 청약 경쟁률로 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. 총 3307세대 대단지 아파트로 지난 1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'메이플자이'는 81가구 일반분양에 3만5800여 명이 몰려 442.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. 지난해 8월 분양한 총 3069세대인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'래미안라그란데'도 468가구 일반분양에 3만7000여 명이 몰리면서 79.1대 1로 마감됐다.

대단지는 커뮤니티 시설이 잘 갖춰진 곳이 많고 거주민이 많은 만큼 인프라 구축이 잘 된다. 주변 상권이나 학군, 교통 등 편의시설이 풍부하게 들어서게 돼 거주 여건이 좋아진다. 부동산 전문가들은 "대단지는 수요가 풍부해 하락장에서는 가격 방어에 유리하고, 상승장에서는 시세를 이끌 수 있다. 또한 대형 건설사가 시공에 참여하는 곳이 많아 브랜드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다"고 조언했다.

올해도 전국 주요 지역에서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가 곳곳에서 선보일 예정이다.

주목할 만한 대표적인 단지는 현대건설·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는 대전 서구 가장동 ‘힐스테이트 가장더퍼스트’다. 도마·변동 1구역 재개발 단지로, 지하 2층~지상 38층, 15개 동 1779가구 중 1339가구가 일반분양된다. 도마·변동1구역은 재정비촉진지구 내 재개발 구역 중 대전 지역 내 주거 선호도가 높은 둔산동과 탄방동이 가까워 기존 형성된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다.

서울에서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마포구 공덕동 ‘마포자이힐스테이트’를 5월 분양할 예정이다. 공덕1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로, 총 1101가구 중 59~84㎡ 456가구가 일반분양된다. 공덕동은 여의도, 광화문 등 도심 업무지역 접근성이 용이해 수요가 꾸준한 지역이다.

대우건설은 성북구 장위동 장위6구역을 재개발한 ‘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’를 5월 분양할 예정이다. 1637가구 중 전용 59~105㎡ 718가구가 일반분양에 나선다. 석계역을 이용할 수 있고, 역세권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광운대역도 가깝다.

용인 처인구 남동 일원에는 대우건설 시공 ‘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’가 5월 중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. 총 3700여 가구로 조성되며, 이 중 1단지 전용면적 59~130㎡ 총 1681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.

포스코이앤씨는 부산광역시 사상구 엄궁동에 ‘더샵 엄궁에코리버’를 공급할 예정이다. 전용면적 39~84㎡ 총 1305가구 중 867가구가 일반분양 될 예정이다. 엄궁3구역 재개발 단지로 승학산, 낙동강 등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.

황소영 동아닷컴 기자 fangso@donga.com